2022. 08. 28 (일) - 09. 18 (일)
CoSMo40 1-4F
오는 8월 28일부터 9월 18일까지 CoSMo40의 기획 프로그램 2022 CoSMo40 Artist’s Month(이하 《아티스트 먼스》)가 열린다. 《아티스트 먼스》에서는 지난 4월 진행된 오픈콜에서 선정된 일곱 예술가들의 예술 프로젝트를 만나볼 수 있다.
문화예술 불모지로 일컬어지던 인천 가좌동에 위치한 복합문화예술공간 코스모40은 지역 예술가들의 새로운 예술 활동의 장이 되고 있다. 이에 ‘커뮤니티 먼스’라는 이름으로 지역 예술가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올해부터는 예술가에 대한 지원의 성격을 강화하고자 《아티스트 먼스》로 이름을 바꾸며 첫 오픈콜을 진행, 인천 출신이거나 인천에서 활동하거나, 인천에 관련된 프로젝트를 하는 예술가를 모집하였다.
2022년 《아티스트 먼스》에는 일곱 명의 예술가가 함께한다. 김지영과 박경종, 박효범, SEOM:은 약 한 달 간 시각예술전시를, 박효진은 두 차례의 전통예술공연을, 제람은 한시적 이벤트를 진행한다. 일곱 명의 예술가는 서로 다른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과 공간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흐름을 자신만의 소재와 언어로 전달하는 동시대 예술가로서의 공통점을 지닌다. 예술의 샘물이 뿜어져 나오기를 기대하기보다 그 물꼬를 직접 터나가야할 이 지역에서 함께 잘 살아보자는 인사를 보내며, 이번 《아티스트 먼스》를 통하여 많은 이들이 그들을 향한 지지와 연대에 함께해주기를 소망한다.
박지수 (코스모40, 《2022 CoSMo40 Artist’s Month》 기획)
전시 Exhibition
김지영 《Blue and Blues》
08.28 (일) — 09.18 (일)
CoSMo40 메인홀 1F
김지영은 <Blue and Blues>에서 전시장 전체에 하나의 서사를 가진 다양한 예술 매체를 위치시켜 ‘blue’가 상징하고 있는 이야기 각각의 시퀀스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연출된 공간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사운드와 설치, 영상, 글을 통하여 과거에서부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적 연속성을 표현함과 동시에 즉흥성, 다양성을 강조한다.
‘Blue’는 ‘Monday blue’ 또는 ‘corona blue’, ‘marriage blue’ 등과 같이 우울과 슬픔을 가리키는 형용사로 사용되는 동시에 노동(Blue-collar)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블루스는 18세기 흑인 노예 계층이 인간적인 슬픔과 고된 노동을 이겨내기 위한 노동요로 시작되어, Blue에 복수형 ‘s’를 붙여 ‘파란색들’, 즉 ‘Blues’가 되었다.
노동과 거주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작업을 하는 김지영은 이번 전시에서 움직임과 멈춤 속에서 작품들이 서로 자주적인 이야기를 주고받는 블루스의 ‘콜 앤 리스폰스(Call and Response)' 방식을 차용하여 전시형, 관객참여형, 공연형 퍼포먼스가 섞여 있는 실험적인 다원형 공간설치를 시도한다. 나아가 작곡가 정지수와 글과 음계를 주고받으며 만든 우울과 희망이 공존하는 블루스 계열의 노동요를 전시장 전체를 아울러 들려준다.
각각의 전시의 요소들은 인천의 지역성과 CoSMo40 공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화학공장의 시간을 품고 복합 문화 예술공간으로 변모한 CoSMo40은 과거와 현재의 장면이 동시에 보이고 노동의 뼈대에서 감각적인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반복되는 노동을 개탄하는 노동자들의 역사 위에서 복합적이고 개방적이며 끊임없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마치 인천이라는 도시의 특징을 나타내는 듯 하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다각도의 시선으로 타인과 시간적 경험을 교류할 수 있는 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경종 《소장락》
08.28 (일) — 09.18 (일)
CoSMo40 메인홀 1F
‘소장락’은 담론 중심의 서구적 예술 사고를 맴돌아 길상을 담은 관상용 그림의 순수함에 주목한다. 서민적 향기가 남아있는 이발소 그림과 염원을 담아내는 민화에서 느껴지는 한국적 태도를 당겨오며, 박경종 작가 본인의 방에 걸고 싶은 그림을 그렸다.
2021년 진행한 인천 이발소 전시투어 프로젝트 ‘모발라이즈’는 현대미술의 권위와 개념에 소외되었던 과거의 서민적인 회화 ‘이발소 그림’에 주목하였다. 복제된 명화, 대량 생산된 풍경화, 좋은 기운을 주는 해바라기 그림처럼 이발소 그림은 단순한 의도와 기계적인 기법으로 예술적 가치가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한국의 정서와 민예적 향수가 스며들어 있다. 어쩌면 너무 서구적 예술 사고를 중심으로 진척한 현재의 예술이 놓치고 지나간 부분이 있지 않을까?
‘소장락’ 프로젝트는 그 연장선에서 길상과 염원을 담은 그림, 소소한 즐거움이 담긴 이야기들을 동시대 예술의 회화 형식에 담는다. 더불어 그림을 나누어 소장하여 그 과정을 기록함으로써 회화의 관상적 역할을 함께 탐구해본다.
후원 :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
박효범 《바깥의 전개 : 늘어지는. 달아나는. 머리들. 물건. 발. 삼키는. 장면들. 조는.》
08.28 (일) — 09.18 (일)
CoSMo40 메인홀 1F 일렉트릭 룸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된 이후, 나는 인천 지역의 운송업 및 자동차 제조업을 다루는 회화와 에세이 작업을 계획하였다. 그 작업이 논문이나 보도자료, 역사소설 따위의 집필에 비유되기를 바랐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기술 발전의 구호 아래에서 지워지는 노동자의 존재나 자본주의의 모순 같은 것들을 현장에서 관측하고 폭로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실제 답사와 인터뷰, 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는 기대한 바와 달랐다. 내가 보고 들은 것들은 대부분 일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시간에 발생하는 일들이었고, 서사의 단위가 되지 않고 지연되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바삐 달아나거나, 집 밖에서 자고 있었다. 그들은 종종 무언가를 거부하였으며 가끔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을 중얼거렸다. 수집된 결과는 서사를 만들거나 학술적인 자료로 정리하기에는 다소 불분명한 정보들이었다. '불분명함'을 키워드로 삼아서는 요약도, 폭로도 할 수 없다. 내가 모은 것들은 요약 과정에서 생략되어야 할 정보가 되었고, 서사의 형식에서는 잊혀도 줄거리 파악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정보가 되었다.
최초의 목적을 멋지게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일단은 프로젝트의 결과를 긍정해보기로 했다. 전시에는 내가 '불분명한 것들'로 초점을 옮긴 이후에 제작한 작품들만 걸었다. 그림에는 집 밖에서 잠든 사람과 달아나는 사람이 남았다. 생략되거나 잊혀도 되(는 거라 여겨지)는 장면과 정보가 남았다. 그 불분명한 것들을 모아 엮은 전시에서 이야기라 할 만한 것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그 이야기를 보거나 읽을 당신이 집 밖에서 잠들어 본 사람이거나 달아나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다.
도움 : 박준창, 최우수
협조 : 익명의 17명의 인천 시민
SEOM: 《Full Box Project》
08.28 (일) — 09.18 (일)
‘FULL BOX Project’는 인천에서 수집한 소리 풍경을 컨테이너에 담아 전시장으로 배송하는 프로젝트이다. 설치된 컨테이너와 그 속에 담겨있는 ’Sound passage’를 통해 SEOM:이 인천의 지역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경험한 인천에 대한 낯선 감각을 관객과 함께 공유한다.
소리를 담는 컨테이너는 엄예슬 작가가 처음 인천을 목적지로 오는 길에서 인천을 생각하며 떠올린 항구에 쌓여있는 컨테이너 박스 이미지를 모티프로 제작되었다. 컨테이너는 공장, 항구, 산업시설이 많은 ‘인천’하면 떠오르는 표피적 인천의 이미지이다. 흔히 지역하면 떠오르는 사과, 배나 명승지 같은 의미 있는 것 혹은 산술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이미지가 아니더라도, 서울 외곽 지역 하면 떠오르는 베드타운 같은 삶과 연관된 이미지도 아닌 컨테이너가 지역의 이미지로 떠오른다는 것은 인천에 거주하는 서하늬 작가에게는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인천에 사는 사람에게도 일상에 그 자체로 끼어들기에는 낯선 오브제인 컨테이너가 인천의 이미지로 보여진다는 사실은 서하늬 작가에게도 인천을 낯설게 느끼는 지점이 되었다.
컨테이너에서 흘러나오는 ‘Sound Passage(소리 관, 음절, 통행)’에는 SEOM:이 경험했던 인천의 풍경이 담겨있다. 프로젝트 기간 지역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인천에 사는 서하늬 작가에게나 타지역에 사는 엄예슬 작가에게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서울보다 광활하고 극적으로 바뀌는 인천의 풍경이었다. 바다에서부터 건물이 빽빽히 박힌 도시로, 일렬로 정갈하게 줄 맞춘 아파트촌으로, 다시 허허벌판의 공장지대로 지루할 틈 없이 바뀌는 풍경은 컨테이너 벽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따라가며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전시 관람 후 관객은 컨테이너 모양의 작은 상자에 담긴 소리 인보이스 굿즈를 소장할 수 있다. 인보이스에는 Full Box에 담긴 소리를 녹음한 장소의 GPS 좌표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QR 코드가 기록되어 있다. 소리 인보이스와 함께 관객의 경험이 전시장 밖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후원 :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
공연 Performance
박효진 《공존동생; 같이》
09.04 (일) 오후 4시 09.08 (목) 오후 7시
CoSMo40 메인홀 2F
‘새 것' 또한 '옛 것'이 되어가고, ‘옛 것’은 다시 ‘새 것’으로 탈바꿈되는 오늘날, 분명치 않은 형태로서의 전통이 어떤 모습으로 함께 있고,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 그 모습에 주목하면서 共存同生이라는 주제를 정하였다.
지난 6월 대구(수창청춘맨숀)에서 출발하여 7월 서울(게토얼라이브) 그리고 9월 인천(코스모40)으로 이어지는 이번 작품은 각각의 공간에서 머무름과 떠남을 통해 ‘우연성’과 ‘즉흥성’, ‘순환성’과 ‘연계성’을 품고 진행되면서 일련의 작업 과정을 공유한다.
이번 2022 Artist's Month를 통해 2회 공연으로 발표되는데, 전통 종합예술의 다양한 범주 안에서 박효진의 동시대적 감성을 담아 공연에 전시가 더해진 퍼포먼스(4일)와 산조와 블루스 장르가 더해져 또 다른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는 콘서트(8일)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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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공연 안내 - 09.0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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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 공연 안내 - 09.08 (목)
팝-업 다방 Pop-up Cafe
제람 《장미다방》
09.15 (목) — 09.18 (일)
CoSMo40 4F 커뮤니티홀
이집트에서 온 '난민' 아나스는 인천에서 작은 식료품점 겸 베이커리를 운영합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온종일 일을 해도 자이납과 한국에 와서 얻은 다섯 살 무으타심과 세 살 일리야스 등 네 식구 생활비를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일을 하고 두 아이를 돌보느라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을 만날 시간조차 없습니다. 이집트의 민주화를 외치며 시민운동을 하다 옥살이와 고문을 경험한 아나스는 박해를 피해 한국에 왔지만 이곳에서는 '노동의 감옥'에 갇힌 것 같습니다.
아나스에게 생계가 해결되면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장미가 가득한 꽃집을 열고 그곳에서 이웃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살아온 시간을 증언하는 내내 심각하고 진지하던 그의 표정에 미소가 잔잔하게 퍼지는 유일한 순간이었습니다. 아나스가 그의 가족들과 그렇게 미소짓는 순간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고, 그가 사는 인천에서! 지금! 함께! 그 꿈을 이루고 싶어서 '장미다방'을 엽니다.
* 매일 오후 3시 30분에는 아나스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줄 ‘굿-애프터눈-티-타임-토크’가 진행됩니다.
아나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면 다음 링크를 참고하세요!
기획 다각도
참여작가 김지영 박경종 박효범 박효진 제람 SE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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